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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 : 말 안 통하는 벽 넘는 법

by jjungee.k 2026. 8. 28.

오늘 함께 나누어볼 이야기는 바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 말 안 통하는 벽을 넘는 법"입니다.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바닥에 드러눕는 네 살배기 아이와 한바탕 실랑이를 하고, 회사에 출근하면 자기 말만 무조건 맞다며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논리도 안 통하고 대화도 안 통하는 그야말로 꽉 막힌 벽을 마주한 기분이 들죠.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오디세우스 역시 고향으로 가는 길에 이보다 훨씬 더 무섭고 말이 안 통하는 끔찍한 벽을 만났습니다. 바로 외눈박이 식인 거인 '폴리페모스'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이 거대한 괴물을 힘이 아닌 '지혜'로 어떻게 물리쳤을까요? 오늘 그 통쾌하고 지혜로운 탈출기를 통해 우리의 답답한 일상을 헤쳐 나갈 힌트를 찾아보려 합니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 : 말 안 통하는 벽 넘는 법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 : 말 안 통하는 벽 넘는 법

 

1. 끔찍한 동굴에 갇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괴물

거친 바다를 헤매던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어느 낯선 섬에 도착했습니다. 배가 고팠던 그들은 섬을 둘러보다가 엄청나게 큰 동굴을 발견했어요. 동굴 안에는 맛있는 치즈와 갓 짠 양젖이 가득했습니다. 선원들은 배불리 먹고 마시며 동굴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해가 지고 땅이 '쿵, 쿵, 쿵' 울리며 나타난 동굴의 주인은 친절한 농부가 아니라, 이마 한가운데에 커다란 눈이 하나만 박혀 있는 무시무시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였습니다.

거인은 동굴에 들어오자마자 수십 명의 사람이 힘을 합쳐도 꿈쩍하지 않을 만큼 거대한 바위로 동굴 입구를 콱 막아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오디세우스의 부하 두 명을 마치 작은 과자를 먹듯 한입에 꿀꺽 삼켜버렸어요. 오디세우스는 당장 칼을 뽑아 거인을 찌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만약 지금 거인을 죽여버리면, 저 엄청난 크기의 바위를 치울 사람이 없어서 자신들도 동굴 안에서 굶어 죽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죠. 오디세우스는 아무리 화가 나도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판단할 줄 아는 똑똑한 리더였습니다.

무지성 논리와 마주했을 때의 대처법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막무가내인 사람들도 어쩌면 이 거인과 비슷합니다. 예전에 회사에서 어떤 말을 해도 다 튕겨내고, 자기의 무지성 논리만 퍼부으며 막말을 하는 사람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이해시키고 논리적으로 설득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마치 커다란 바위로 귀를 꽉 막은 거인처럼 제 말은 하나도 통하지 않았죠. 거인과 정면으로 힘자랑을 하며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같이 화를 내고 싸워봤자 남는 것은 감정 소모와 엉망이 된 회사 생활뿐이니까요. 오디세우스가 동굴 입구를 막은 바위를 보고 칼을 거두었던 것처럼, 우리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 앞에서는 억지로 설득하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2. 정면승부 대신 다른 곳을 찔러넣다

다음 날 아침, 거인은 또다시 부하 두 명을 잡아먹고는 양 떼를 몰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물론 나갈 때 동굴 입구를 커다란 바위로 꽉 막아놓는 것도 잊지 않았죠.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는 하루 종일 머리를 굴렸습니다.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으니, 거인의 빈틈을 노리기로 한 것입니다. 저녁이 되어 거인이 돌아오자 오디세우스는 아주 공손하게 다가가 커다란 그릇에 무언가를 담아 내밀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달콤하고 독한 포도주였습니다.

평소에 짐승의 젖이나 물만 마시던 거인은 처음 맛보는 달콤한 포도주에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캬, 이 맛있는 음료는 뭐냐? 한 그릇 더 다오!" 거인은 꿀꺽꿀꺽 포도주를 마시더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방금 전까지 사람을 잡아먹던 무시무시한 괴물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찔러 넣어주니 순식간에 경계심을 풀고 기분 좋게 취해버린 것입니다.

이 장면은 회사 생활의 아주 중요한 꿀팁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회사에서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르던 그분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평소 그 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했는지,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곰곰이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주제지만 그분이 아주 흥미를 가질 만한 이야기를 슬쩍 던져 보았죠.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그 불같던 화가 가라앉고 대화의 분위기가 부드럽게 풀렸습니다. 꽉 막힌 거인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날카로운 창이 아니라, 달콤한 포도주 한 잔이었던 것입니다.

3. 통쾌한 말장난,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

기분이 좋아진 거인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물었습니다. "너같이 맛있는 것을 준 녀석의 이름은 무엇이냐? 내 너를 가장 마지막에 잡아먹어 주마."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아주 태연하게 대답했습니다. "제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Nobody)'입니다." 거인은 껄껄 웃으며 "그래, 아무도 아니다야! 널 제일 늦게 먹어주마!" 하고는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거인이 코를 골며 잠들자 오디세우스는 불에 달궈둔 크고 뾰족한 나무 기둥을 가져와 거인의 단 하나뿐인 눈을 콱 찔러버렸습니다. 끔찍한 고통에 잠에서 깬 거인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날뛰었어요. 그 비명 소리를 듣고 근처에 살던 다른 거인들이 동굴 밖으로 몰려와 물었습니다. "폴리페모스! 도대체 누가 널 괴롭히는 거냐?"

그러자 폴리페모스가 엉엉 울며 소리쳤습니다. "아무도 아니다! 아무도 아니다가 나를 죽이려 한다!" 밖에서 듣고 있던 거인들은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습니다.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않는다는데 왜 밤중에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하늘이 내린 병인가 보군." 하며 모두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완벽한 거짓말이 거인의 입을 통해 최고의 방어막이 되어준 셈입니다.

육아의 한계를 넘게 해주는 제3의 인물 끌어들이기

자신의 진짜 이름을 숨기고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간 오디세우스의 지혜는 워킹맘의 육아 현장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때, 엄마가 직접 맞붙어서 "안 돼!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지!"라고 화를 내면 아이는 더 크게 울고 고집을 부립니다. 완전한 힘겨루기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럴 때 저는 엄마인 저를 슬쩍 숨기고 제3자를 끌어옵니다. "어? 어린이집 선생님이 밥 먹을 땐 돌아다니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 "이러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삐뽀삐뽀 출동하시겠다!" 이렇게 내가 아닌 다른 권위 있는 사람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면, 아이도 엄마와의 팽팽한 기싸움을 멈추고 신기하게 말을 듣곤 합니다. 아이와의 싸움에서 내 이름을 잠시 지우고 다른 핑계를 대는 것, 그것이 바로 육아판 '아무도 아니다'의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4. 끝까지 버티는 인내심: 양의 배 밑에 숨어 탈출하다

하지만 거인의 눈을 멀게 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거인은 화가 나서 동굴 입구를 더듬거리며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지키고 앉아 있었거든요. 여기서 오디세우스의 가장 위대한 점이 나타납니다. 바로 조급해하지 않고 상황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입니다. 그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밤새 거인의 동굴에서 숨죽여 기다렸습니다.

아침이 밝자, 거인은 자기가 기르는 양 떼들을 풀을 뜯어 먹게 하려고 동굴 밖으로 내보내야 했습니다. 거인은 사람들이 도망갈까 봐 양이 나갈 때마다 양의 등을 일일이 쓰다듬으며 확인했어요. 하지만 지혜로운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양의 등이 아니라, 양의 푹신한 배 밑바닥에 찰싹 매달려 있었습니다. 손이 닿지 않는 아래쪽을 공략한 덕분에 그들은 거인의 손아귀를 무사히 빠져나와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결코 포기해선 안 되는 일관성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끝없는 고집 앞에서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하고 싶을 때가 참 많습니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몇 시간씩 떼를 쓸 때면, 그냥 하나 사주고 이 상황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죠. 하지만 아이와의 힘겨루기에서는 그냥 몇 시간이고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이 최고의 정답일 때가 많습니다. 끝까지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라고 일관성 있게 버텨야지, 아이가 울다 지칠 때쯤 '그래, 이번 한 번만이야' 하고 져주면 말짱 도루묵이 됩니다. 오히려 다음에 아이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 크게 울고 더 심하게 떼를 쓸 테니까요.

처음부터 흔들리지 않는 단호함으로 버텨야 합니다. 눈이 먼 거인 앞에서도 밤새도록 숨을 죽이며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던 오디세우스처럼 말입니다.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막무가내 직장 동료든, 바닥에 누워 떼를 쓰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든, 힘으로 꺾으려 하지 말고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셔 보세요. 달콤한 포도주로 기분을 맞춰주고, 유연한 거짓말로 시선을 돌리며, 끝까지 기다려주는 흔들림 없는 태도. 이것이 바로 거칠고 험난한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오디세우스의 지혜입니다.